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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반독점법 칼날, 구글의 심장 '광고 기술'을 겨냥하다

by 컴사마 2025. 5. 6.

구글

미국 독점 방지법(반독점법)에 걸린 구글, 광고 기술 분할 강제 요구.
구글이 미국에서 검색 및 광고 기술 독점으로 잇따라 피소 및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무부는 광고 기술 사업 분할 매각을 요구하며, 이는 한국 시장에도 큰 변화를 예고합니다.

왜 구글이 미국에서 소송에 걸렸을까요?

세계적으로 아주 큰 IT 기업인 구글이 미국 정부로부터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을 당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소송은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 이후 25년 만에 미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낸 가장 큰 규모의 반독점 소송입니다. 구글의 글로벌 담당 사장인 켄트 워커 씨가 법정에서 나오는 모습까지 공개될 정도입니다.

 

소송의 핵심은 구글이 미국 검색 엔진 시장에서 약 90%에 달하는 아주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정부는 구글이 이 힘을 이용해 다른 경쟁 서비스들이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스마트폰 제조사(애플, 삼성전자 등)나 통신사(AT&T 등)에게 해마다 수십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주면서 구글 검색 엔진을 스마트폰을 켰을 때 가장 먼저 뜨는 '기본 설정(디폴트)' 검색 엔진으로 넣어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왜 기본 설정이 그렇게 중요할까요? 행동 경제학자 안토니오 랭겔 씨는 법정에서 "기본 설정은 소비자의 선택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고 증언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특정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두면, 많은 사용자가 별 생각 없이 그 검색 엔진을 계속 사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구글은 돈을 준 것이 일반적인 마케팅 비용일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또한, 자신들의 높은 시장 점유율은 불공정한 행동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구글 서비스가 좋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켄트 워커 씨는 사용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기본 검색 엔진을 다른 서비스로 쉽게 바꿀 수 있는데도 구글을 쓰는 것은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경쟁사인 MS의 검색 엔진 '빙(Bing)'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단어가 '구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글은 이제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경로가 아마존(쇼핑), 틱톡(재밌는 콘텐츠), 익스피디아(여행) 등 매우 다양해져서, 예전처럼 검색 엔진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 않다고도 주장합니다.


광고 기술 시장에서도 독점 판결이 나왔습니다

구글을 상대로 한 소송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앞서 설명한 검색 시장 독점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광고 기술 시장 독점에 대한 것입니다.

 

작년 8월(2024년)에는 미국 법원이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 때문에 법무부는 구글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크롬 브라우저를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이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올해 4월 18일(2025년), 미 버지니아 연방법원에서는 또 다른 중요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레오니 브링케마 판사는 구글이 온라인 광고와 관련된 기술 시장 세 분야 중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 두 분야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구글은 역사상 처음으로 두 개의 다른 소송에서 각각 다른 판사로부터 독점 판결을 받은 기업이 되었습니다.


구글

광고 기술 시장은 어떻게 작동하나요? 그리고 구글은 어떻게 독점했나요?

온라인 광고가 웹사이트나 앱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광고를 올리려는 광고주와 광고 공간을 팔려는 웹사이트(퍼블리셔) 사이에는 복잡한 기술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이것을 애드테크 스택(Ad Tech Stack)이라고 부릅니다.

  • 광고 서버 (Publisher Ad Server): 웹사이트 운영자가 어떤 광고를 어디에 보여줄지 관리하는 도구입니다.
  • 광고 거래소 (Ad Exchange): 광고를 사고파는 경매 시장입니다. 광고주와 퍼블리셔가 실시간으로 만나 광고 자리를 사고팝니다.
  • DSP (Demand Side Platform): 광고주가 여러 광고 거래소에서 자동으로 광고 자리를 입찰하고 구매하는 시스템입니다. 구글 애즈(Google Ads) 같은 것입니다.
  • SSP (Supply Side Platform): 퍼블리셔가 자신의 광고 공간을 여러 DSP나 광고 거래소에 자동으로 판매하는 시스템입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광고 생태계의 거의 모든 핵심 기술을 직접 인수하거나 개발해서 통합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2007년에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 기술을 가진 더블클릭(DoubleClick)을 인수했고, 이를 구글 애드 매니저와 애드X(AdX)로 통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구글은 퍼블리셔가 가진 광고 공간의 90%, 광고 거래소 시장의 50%, 광고주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법무부는 보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구글이 이러한 지배력을 이용해 여러 가지 반경쟁적인 전략을 썼다고 주장합니다.

  • 구글의 광고 서버가 다른 광고 거래소와 제대로 연동되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 자사의 광고 거래소(AdX)가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하게 입찰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 심지어 '프로젝트 버냉키(Project Bernanke)'라는 내부 프로젝트를 통해 구글 광고 시스템이 하나의 광고 자리에 대해 두 개의 입찰가를 제출하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나는 실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다른 하나는 낙찰받기 위한 조정된 가격으로 입찰하여 구글 자신에게 유리한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광고주가 100달러를 지불하면 최종적으로 퍼블리셔에게는 65달러만 가고 구글이 35달러를 수수료로 가져간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네트워크 광고 부문 수입은 2021년에만 317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법원의 판결과 앞으로의 전망은?

미 버지니아 연방법원은 지난 4월, 구글이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 시장에서 독점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10년 넘게 반경쟁적인 행동을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경쟁 업체의 기회를 빼앗고, 결국 퍼블리셔와 소비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광고주와 퍼블리셔를 중개하는 광고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독점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법무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구글이 시장 경쟁을 되살리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결정하는 재판이 열리게 됩니다. 미 법무부는 이 재판에서 구글의 광고 거래소(AdX) 사업과 광고 서버(구글 애드 매니저) 사업을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강제 매각하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법무부는 구글의 독점을 끝내려면 불법적으로 얻은 독점적 지위와 그 수단이 된 제품들을 분할 매각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구글은 이러한 분할 매각 요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법무부의 요구가 법원의 판결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고 법적 근거도 없으며, 오히려 퍼블리셔와 광고주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구글은 사업 매각 대신 자사의 AdX가 다른 기술 플랫폼과 잘 연결되도록 하고 3년 동안 모니터를 받겠다는 제안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앞으로 미 연방법원은 9월부터 열리는 재판에서 정부와 구글의 주장을 듣고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소송에서 진 쪽이 항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1998년 MS 소송 때처럼 매우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합니다. MS의 경우, 처음에는 회사 분할 명령까지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취소되었고, 대신 사업 방식에 제약을 받고 창업자인 빌 게이츠 씨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습니다.



한국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이번 미국 소송의 결과는 한국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규제 논의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미국 법원이 구글에게 회사를 쪼개는 기업 분할을 명령한다면, 한국에서도 구글 같은 해외 빅테크 기업의 독점력 남용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DMA)'과 같은 규제 법안을 만들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플랫폼 독점 규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국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의 경쟁력만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한국 검색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네이버가 75%, 구글이 11%였지만, 2021년 말에는 구글이 35%까지 올라왔습니다. 동영상 검색 시장에서는 유튜브의 힘이 압도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한국에서도 해외 빅테크 규제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합니다.

 

만약 구글이 미국에서 강한 규제를 받게 되어 광고 기술 사업 모델에 변화가 생긴다면, 이는 한국에서의 구글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경쟁사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한국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구글이 한국 내 파트너사나 광고주들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다른 국내 디지털 광고 회사들에게 새로운 협력 기회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구글은 큰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광고 산업 전반과 이를 사용하는 기업, 그리고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입니다. 합리적인 규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보호하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궁금톡] 미국은 왜 구글에 '반독점 소송' 걸었나…국내 미칠 영향은? - 한겨레
  • [인공지능 시대의 광고 규제②] 글로벌 광고 규제 표준화 필요하다 - 반론보도닷컴
  • 美, 구글 광고기술도 강제 매각 추진…온라인 독점에 연일 제동 - 연합뉴스
  • 美법무부, 구글에 광고 기술 분할 강제 요구...구글은 반발 - 글로벌이코노믹
  • 美법원 "구글, 온라인광고 관련 기술시장 셋 중 2개 분야 독점" - 연합뉴스
  • 구글 광고시장 독점 재판…한국 시장 영향은? - The PR 더피알
  • 구글, 검색 독점 이어 광고 독점 판결..."거대한 변화 불가피" - AI타임스
  • 구글의 온라인 광고 독점 전략 – 미국 법무부 고소장으로 본 온라인 광고의 이해